상용 고객 우대 프로그램(마일리지)을 이용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혜택을 누리게 될 때가 종종 있는데, 이번 비행이 바로 완벽한 사례였습니다. 이전 여행 당시 핀에어의 일정 변경으로 밀라노에서 서울로 경로가 바뀌면서, 늘 이용하던 원월드(oneworld) 조합 대신 대한항공을 타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마일리지가 적립된 내역을 보고 나서야 얼마나 후하게 적립되었는지를 실감했습니다. 단 한 번의 국제선 이코노미 클래스 탑승으로 한국 국내선 편도 항공권을 보너스 발권할 수 있을 만큼의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적립된 것입니다. 장거리 이코노미 티켓 한 장으로 무료 국내선 항공권을 얻게 된 셈이니 실질적이고 체감되는 가치가 매우 컸으며, 항공 동맹체를 넘나드는 활용법이 때로는 뜻밖의 큰 이득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습니다.
제주공항 탑승 수속
솔직히 제주공항에서의 탑승 과정은 꽤나 혼잡했습니다. 동일한 탑승구(게이트)에서 항공편이 쉼 없이 연달아 연결되었는데, 이전 항공편의 탑승이 끝나자마자 직원들이 곧바로 제가 탈 항공편의 승객들을 호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유 시간이 거의 없었던 탓에 게이트 주변은 탑승이 실제로 시작된 것인지 확인하려는 사람들로 순식간에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안내 방송은 쉴 새 없이 이어졌고 줄은 순식간에 늘어섰으며, 전체적인 과정이 처음부터 다소 분주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바로 이런 순간에 스카이프라이어티(SkyPriority)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게이트가 매우 혼잡하고 탑승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우선 탑승 라인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승객들 틈에 휩쓸리지 않고 차분하게 우선 탑승할 수 있었는데, 기내 수하물 보관함(오버헤드 빈) 공간이 금세 차버리는 단거리 노선에서는 언제나 큰 장점입니다.
기내 환경
대한항공의 국내선 이코노미 기내는 기능성에 충실하지만, 그 이상으로 칭찬하기는 어렵습니다. 전반적인 기내 분위기는 다소 칙칙하고 눈에 띄게 낡은 편이며, 특히 다른 항공사들의 신형 기재들과 비교하면 더욱 도드라집니다. 좌석 소재와 색상 조합은 이전 시대의 느낌을 풍기며 현대적인 감각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좌석 간격(레그룸) 역시 매우 좁습니다. 단거리 기준을 감안하더라도 시트 피치가 최소한에 불과해 키가 큰 승객이라면 다리를 뻗을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바로 느끼실 것입니다. 비행시간이 워낙 짧아 큰 결격 사유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결코 안락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편안하게 머무는 공간이라기보다는 그저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고 착륙을 기다리는’ 공간에 가깝습니다.

기내 서비스(음료)
대한항공 국내선 이코노미의 기내 서비스는 단출하지만 무료로 제공됩니다. 음료는 생수 또는 주스로 구성되어 빠르고 효율적으로 서빙되었습니다. 그 외 별도로 제공되는 것은 없으나 짧은 비행시간을 고려하면 당연한 부분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음료 서비스만큼은 이코노미와 비즈니스 클래스가 사실상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 역시 같은 음료를 제공받는데, 이는 대한항공 국내선 서비스 철학이 얼마나 실용주의에 맞춰져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화려한 경험이나 대접을 제공하기보다는 효율성과 함께 대규모 인원을 전국 각지로 최대한 원활하게 수송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총평
사실 이번 비행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할 내용이 많지 않은데,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대한항공 국내선 이코노미는 큰 탈 없이 안정적으로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이동시켜 줍니다. 특별한 즐거움이 있거나 유난히 안락하지는 않지만 본연의 임무는 충실히 수행합니다. 스카이팀 엘리트 플러스(SkyTeam Elite Plus) 회원이라면 국내선 라운지 이용 혜택이 포함되어 있어 제주공항처럼 붐비는 공항에서 전체적인 여행 만족도를 높여주는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 됩니다.
동일 노선을 운항하는 저비용 항공사(LCC)들과 비교했을 때 대한항공은 여전히 더 나은 선택지로 느껴집니다. 애초에 운임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데다 소소하더라도 대형 항공사(FSC)다운 디테일이 만족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단점은 기내 서비스보다는 구조적인 부분에 있습니다. 대한항공 국내선은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반면 대다수 국제선은 인천공항에서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후속 국제선 환승 연계가 다소 불편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