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 모하메드 5세 국제공항은 고급스럽거나 매끄러운 공항 경험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있어, 로열 에어 마록(Royal Air Maroc)의 제니스 I(Zenith I) 라운지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자극합니다. 온라인상에서 후기가 엇갈리는 곳이지만, 실제로 방문해 보면 많은 여행자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세련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감각적인 인테리어부터 알차게 구성된 음식까지, 제니스 I 라운지는 비행 전 편안한 휴식을 원하는 승객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위치: 방심하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입구
로열 에어 마록 제니스 I 라운지를 이용할 때 가장 먼저 알아두어야 할 점은 바로 위치입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자마자 바로 우측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이러한 위치는 편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헷갈리기 쉽습니다. 많은 여행자가 보통 라운지가 터미널 안쪽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면세점 구역 쪽으로 무심코 직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걷다 보면 라운지 입구를 완전히 지나쳐 버리게 됩니다. 지나치기 전까지는 눈에 띄는 안내 표지판이 거의 없으므로,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은 꼭 이 점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디자인 및 분위기: 아프리카의 감성을 품은 현대적인 공간
라운지에 들어서는 순간 첫인상부터 무척 강렬합니다. 제니스 I 라운지는 모던하면서도 지역 고유의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푹신한 암체어부터 구조적인 라운지 좌석까지 다양한 형태의 편안한 좌석이 마련되어 있으며,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개방감을 살리도록 세심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라운지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풍성한 플랜테리어(식물 인테리어)입니다. 공간 곳곳에 다양한 식물을 배치하여 싱그러운 자연의 생동감을 더했으며, 라운지 전체에 독특한 아프리카 특유의 감성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는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는 현대적인 인테리어를 부드럽게 감싸주며, 한층 더 편안하고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라운지는 2개 층으로 나뉘어 있어 탁 트인 공간감을 선사합니다. 흥미롭게도 아래층이 좌석 컨디션도 더 좋고 분위기도 세련되어 한층 더 프리미엄다운 경험을 선사합니다. 라운지를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위층에 머무르기보다는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이닝: 풍성한 메뉴 구성, 그러나 약간의 아쉬운 점
제니스 I 라운지의 음식 구성은 이곳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아침 식사 시간대에도 꽤 훌륭하게 제공됩니다. 뷔페 메뉴가 상당히 알차서 다양한 입맛을 두루 만족시킵니다. 샌드위치, 각종 치즈 셀렉션, 다양한 페이스트리와 베이커리, 수프를 비롯해 소시지와 즉석에서 조리해 주는 오믈렛 등 따뜻한 핫푸드 메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오믈렛은 올리브 오일을 넉넉히 둘러 풍미를 한껏 끌어올려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카사블랑카 공항 라운지에 대해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퀄리티와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다만, 전반적인 경험을 다소 떨어뜨리는 운영 방식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음식을 자유롭게 가져다 먹는 셀프서비스 방식이 아니라, 셰프에게 직접 음식을 요청해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위생 관리나 음식의 비주얼을 깔끔하게 유지하기 위한 의도일 수는 있으나, 이용객 입장에서는 번거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라운지가 붐비지 않는 시간대에도 음식을 받는 데 예상보다 시간이 걸립니다. 이용객이 몰리고 줄이 길어지는 피크 시간대에는 대기 시간에 대한 우려가 충분히 들 만한 부분입니다.
음료: 훌륭한 퀄리티, 하지만 개선이 필요한 서비스 동선
라운지에는 두 개의 독립된 바 구역이 있어 주류 및 음료 서비스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음료를 받는 방식 역시 음식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다소 불편합니다. 심지어 생수 한 잔조차도 바에서 직원에게 일일이 직접 주문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공항 라운지에서 누릴 수 있는 자율성과 편의성이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공되는 음료의 퀄리티 자체는 무척 뛰어납니다. 특히 오렌지 주스는 이곳 음료 메뉴 중에서도 단연 돋보일 만큼 훌륭합니다. 신선하고 상큼한 맛이 음식과도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현지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총평: 알려진 평판보다 훨씬 뛰어난 만족도
로열 에어 마록 제니스 I 라운지는 전반적으로 평가 절하된 면이 없지 않은, 매우 탄탄한 구성을 갖춘 공항 라운지입니다. 온라인 리뷰가 다소 부정적인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 경험해 본 결과는 훨씬 긍정적이었습니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인테리어, 푸짐하고 맛있는 다이닝, 그리고 탑승 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안락한 공간까지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식음료 서비스 방식이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느리다는 점 등 분명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이 라운지 본연의 장점을 가릴 정도는 아닙니다. 실제로 전 세계 다양한 원월드(oneworld) 라운지와 비교해 보아도 제니스 I 라운지는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냅니다. 원월드 동맹체 내에 이보다 훨씬 아쉬운 라운지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보다는 기분 좋은 놀라움을 안겨줄 라운지입니다.









